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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01일 월요일

농부에게 왜 경영이 필요한가

농사에는 숱한 난관이 따른다. 농부들은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 한 몸 아끼지 않는다. 폭우가 내리면 도시의 거리는 인적이 잦아들지만 농촌은 분주해진다. 가물 때는 물 대기에 바쁘고, 폭풍이 불어 닥칠 때면 작물이 꺾이지 않을까 일일이 손본다.

농부는 예측 불가능한 하늘과 싸우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농부는 날씨와 싸우는 것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한 경제 환경의 변화와도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농사에도 경영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경영이란 통제하고 관리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농사만 짓는 농부는 판로 개척이나 유통에는 관심이 없다. 온통 신경은 재배에 쏠린다. 그러다 보니 유통에 취약해진다. 몇 군데 팔 곳을 찾아보지만 운이 좋으면 다 팔리고, 운이 나쁘면 못 판다. 수확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가고 가격이 올라가면 팔 게 없다. 매년 울고 웃는 상황이 되풀이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반면 경영을 하는 농부는 재배 외에도 변화무쌍한 경제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종 수단을 총동원한다. 작목반이나 계약재배 농가를 결성, 흉작에 대비하여 공급량 확보에 만전을 기한다. 특정 유통업체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판로 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인다. 수확물을 그대로 파는 것보다 가공품으로 파는 것이 안정적이고 높은 이윤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가공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홍보에 신경을 쓴다.

농부에게 경영이 필요한 이유는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가뭄에 대비하여 수원을 확보하고, 태풍에 대비하여 지지대를 손보는 행위 모두가 ‘예측 불가능한 날씨의 변화’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아닌가. 마찬가지로 농부에게 경영과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변화, 고객 니즈의 변화로부터 수익 구조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귀농을 하면 도시와는 멀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노고를 수포로 돌아가게 만드는 불의의 사태(유통업체의 횡포, 흉작, 농산물 수입, 품질 문제 기사화 등)로부터 소득을 지키기 위해서 경영이 필요하다.

출 처 :: 송광매원 서명선의 귀농 경영

저 자 :: 서명선

출판사 :: 지식공간